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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기사공유] 25년의 품격, 대한민국 실버타운의 기준 '삼성노블카운티' 박성현 원장 인터뷰(여성경제신문)

등록일
2026.04.10
조회수
537

역사회 개방에 어린이 웃음소리
의무식 없는 전국 유일 실버타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 입주 가능

실버타운 탐방기를 시작하며

필자는 전국의 실버타운을 조사해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 책에서 34곳을 분석했지만 숫자로 정리된 정보만으로는 실버타운의 진짜 모습을 다 담을 수 없었다. 실버타운의 가치는 결국 '사람'에서 나온다. 그곳에서 생활하는 입주민들의 삶 운영자의 철학 그리고 실버타운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모여야 비로소 한 곳의 실버타운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이 탐방기는 직접 현장을 방문해 운영 책임자나 입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실버타운의 실상을 전하고자 한다. 책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과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실버타운의 면면을 풀어낼 계획이다.

삼성노블카운티 박성현 원장 / 이한세 객원기자
삼성노블카운티 박성현 원장 / 이한세 객원기자

수만 평 자연 속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

실버타운을 여러 곳 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 비슷한 풍경에 익숙해진다. 깔끔하게 정돈된 로비, 조용한 복도,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 그것이 실버타운의 전형적인 이미지다.

그런데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삼성노블카운티는 처음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22만3665㎡(6만8000평)의 광활한 부지 위로 계절마다 색이 바뀌는 정원이 펼쳐지고 그 사이로 어린이집 아이들이 선생님 손을 잡고 줄지어 걷고 있다. 리빙플라자 앞 잔디밭에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수영장 레인에서는 입주 어르신과 지역 주민이 나란히 물살을 가른다.

하루 유동인구가 2000명을 넘는다. 입주 어르신만 사는 곳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드나드는 살아있는 커뮤니티다. 삼성노블카운티가 25년을 넘어 오늘도 대한민국 실버타운의 기준으로 자리하고 있는 이유다.

이번 탐방에서는 삼성노블카운티 박성현 원장을 만나 이곳의 운영 철학과 25년의 축적이 만들어낸 실버타운의 진면목을 들어보았다.

어르신들이 사회와 단절되어서는 안 된다

삼성노블카운티는 2001년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설립했다. 국내에 아직 '노인복지주택'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 노년의 삶을 위한 새로운 주거 모델이 이곳 용인 야산 자락에 처음 뿌리를 내렸다.

박성현 원장은 설립 당시의 정신을 이렇게 설명했다.


"시니어 분들도 사회에서 동떨어져 있거나 어르신들끼리만 모여 사는 고립된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그래서 커뮤니티 시설을 입주민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사시는 분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열어두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삼성노블카운티 내 리빙플라자다. 삼성어린이집, 유아체능단, 어린이 문화센터, 수영장, 골프연습장, 스쿼시, 탁구, 배드민턴, 헬스장, 의료센터, 약국, 도서관, 미용실, 편의점, 여행사, 카페, 식당까지 웬만한 복합쇼핑몰 못지않은 시설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있다. 그것도 용인 지역에서 이 정도 규모와 수준을 갖춘 곳은 달리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 어머니들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는 수영을 즐기거나 진료를 받고, 직장인들은 퇴근 후 헬스장과 수영장을 이용하러 찾아온다. 어르신들과 젊은 세대, 어린이들이 같은 공간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하루를 보낸다. 이 공간은 입주민의 편의시설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앞다투어 찾는 생활 거점이 됐다. 그렇게 모이는 발걸음이 하루 2,000명을 넘어섰다.

타워동부터 플라워가든까지 삼성노블카운티 단지 안내도 / 삼성노블카운티 제공
타워동부터 플라워가든까지 삼성노블카운티 단지 안내도 / 삼성노블카운티 제공

어린이 배꼽인사가 만드는 세대 공동체

기자에게는 12년 전 이곳을 처음 방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머니의 친구분을 만나러 들렀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어린이집 아이들이 선생님의 인솔 아래 허리를 굽혀 "할머니 안녕하세요"라고 배꼽인사를 하는 장면이었다. 낯선 어르신에게 먼저 인사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어르신들은 환히 웃으며 손주 보듯 아이들을 귀여워했다.

박 원장은 그 장면의 의미를 이렇게 풀었다.

"어린아이들이 대가족 경험이 없다 보니 집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아본 경험이 없어요. 이곳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간접적으로 할머니 할아버지의 따뜻한 존재감을 배워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 어린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어르신의 고립을 막는 수준을 넘어 다음 세대의 노인 공경 문화를 심는 교육적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어린이집은 수요가 폭발적이어서 대기가 상당히 긴 것으로 유명하다. 다자녀 가정에 입학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그만큼 이곳의 환경과 선생님 수준에 대한 신뢰가 높다.

박 원장은 선생님의 질을 특히 강조했다. "이곳이 삼성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시설도 좋고 취미활동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급여도 좋다 보니 좋은 선생님들이 앞다투어 지원하고 오랫동안 근무하게 됩니다. 결국 환경만큼 중요한 것이 좋은 선생님입니다."

68,000평 잔디밭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다 / 삼성노블카운티 제공
68,000평 잔디밭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다 / 삼성노블카운티 제공

25년이 지나 오히려 낮아진 입주 문턱

2001년 삼성노블카운티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입주보증금은 최소 2억원에서 최고 9억 원 수준이었다. 당시 압구정동 아파트 30~50평대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압구정 아파트 한 채를 팔아야 들어갈 수 있는 실버타운'이라는 말이 나올 만했다.

그로부터 25년이 흐른 지금, 상황이 달라졌다. 압구정 아파트 가격은 그사이 10배 이상 폭등해 30평대가 40억~50억 원을 넘어섰다. 반면 삼성노블카운티 입주보증금은 약 2배 수준인 5억8000만원~15억8000만원(2026년 3월 기준)에 머물고 있다. 서울 시내 평균 아파트 전세가인 7억원으로도 충분히 입주할 수 있는 수준이 된 것이다.

박 원장은 이 변화가 입주민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지금은 입주민 중에 자산가라기보다 연금 수령자 분들이 많습니다. 전직 공무원, 교수, 교사, 군인 분들이 많고 부부가 모두 공직에 계셨던 분들은 부부 합산 연금이 꽤 되거든요. 그분들이라면 아주 넉넉하고 여유롭게 지내실 수 있습니다."

삼성노블카운티의 월 생활비는 1인 기준 212만~360만원(2026년 3월 기준)이며 식비(1인 월 95만원)는 별도다. 총 555세대에 700여 명이 거주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실버타운이다.

삼성노블카운티 입주보증금 및 월생활비 (2026년 3월 기준)〉

※ 보증금 반환식(보증금 낮추고 월세 41만원 추가) 선택 가능 / 식비(1인 월 95만원)는 별도
※ 보증금 반환식(보증금 낮추고 월세 41만원 추가) 선택 가능 / 식비(1인 월 95만원)는 별도

전국 유일의 의무식 없는 실버타운

실버타운 입주를 결심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여성 어르신들의 답은 대부분 한결같다. "이제 밥 걱정 안 해도 된다는 게 제일 좋아요." 수십 년을 가족을 위해 밥상을 차려온 여성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누군가 대신 준비해준다는 것은 단순한 편의를 넘어 노년의 해방감에 가깝다. 실버타운 입주 이유 1위가 바로 '식사 해결'인 것은 그래서 전혀 놀랍지 않다.

그런데 막상 입주하고 나면 새로운 고민이 생긴다. 매일 비슷한 메뉴가 반복된다는 느낌, 먹고 싶지 않은 날에도 의무식이 있어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하는 부담감이다. '식사 걱정 없는 삶'을 기대하고 들어왔다가 '식사 때문에 오히려 불편하다'는 역설이 생기기도 한다

삼성노블카운티는 이 문제를 독특한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전국 실버타운 중 유일하게 '의무식' 개념을 없앴다. 일반적인 실버타운이 월 45식, 60식 등 최소 식수를 정해두고 먹든 안 먹든 그만큼의 비용을 받는 것과 달리 이곳은 실제로 먹는 만큼만 비용을 낸다. 한 달 동안 단 한 끼도 먹지 않았다면 식비는 0원이다.

박 원장은 이것이 가능한 이유를 규모에서 찾는다. "저희는 총 555세대에 입주민 700여 명 규모로 다른 실버타운에 비해 2~3배 큰 규모입니다. 의무식 없이도 식당을 운영할 수 있는 인원이 충분합니다."

의미 있는 것은 의무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1인당 평균 월 60식을 먹는다는 점이다. 강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찾는 식사라는 뜻이다. 박 원장은 그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가격 대비 품질이다. 1식당 1만500원을 받고 있는데 이 가격으로 외부에서 동등한 품질의 식사를 하기 어렵다. 오히려 식사 부분에서는 삼성노블카운티는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둘째는 직영 운영이다. 외주가 아닌 직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입주민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식단에 즉시 반영할 수 있다. 셋째는 테이블 서비스다. "저희는 100% 모든 분들께 식사를 자리로 가져다드립니다. 지정석으로 운영되어 늘 같은 테이블에서 반가운 분들과 식사하실 수 있습니다."

입주민 자리로 직접 가져다드리는 테이블 서비스 / 삼성노블카운티 제공
입주민 자리로 직접 가져다드리는 테이블 서비스 / 삼성노블카운티 제공

3단계 케어 체계, 삶의 전 단계를 품다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 건강 상태의 변화에 맞춰 단계별 연속 돌봄이 가능한 이 개념을 삼성노블카운티는 25년 전 개원 시부터 구현해왔다. 오픈 초기 입주민의 평균 연령이 70대 초반이었던 이곳은 25년이 흐른 지금 평균 연령이 80대 중반이 됐다.

그에 맞춰 시설도 진화했다. 현재 삼성노블카운티의 케어 체계는 크게 3단계로 운영된다. 가장 건강할 때는 타워동 일반세대(Independent Living)에서 자립 생활을 누린다. 연세가 들거나 일상에 도움이 필요해지면 타워B동 3~6층의 프리미엄세대(Assisted Living)로 이동해 전담 간호사와 케어프로로부터 생활 밀착 지원을 받는다. 이후 집중 돌봄이 필요해지면 단지 내 너싱홈(Nursing Home)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저희는 입주민들의 상태에 맞는 케어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실버타운 중 몇 안 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원장의 말이다. 너싱홈도 단순한 요양시설이 아니다. 원스탑 서비스, 다학제적 접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융합치료 프로그램, 스마트 헬스케어 장비까지 갖춘 수준 높은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한 단지 안에서 건강기부터 만성질환기까지 한 번도 환경을 바꾸지 않고 노년의 전 여정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삼성노블카운티가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온 핵심 이유 중 하나다.

너싱홈 직원들이 어르신과 함께하는 꽃꽂이 프로그램 / 삼성노블카운티 제공
너싱홈 직원들이 어르신과 함께하는 꽃꽂이 프로그램 / 삼성노블카운티 제공

2026년부터 100% 전세권 설정

실버타운 입주를 망설이게 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입주보증금 반환에 대한 불안이다.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그 불안을 많이 해소하지만 박 원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저희는 2026년 초부터 입주민이 원하시면 100% 전세권 설정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이곳 22만㎡ 대지와 건물에는 권리 제한 사항이 하나도 없거든요. 사실상 부채가 없는 곳입니다."

법적으로 보증금의 50%를 보전하도록 정해진 기준을 훌쩍 넘어 전액 전세권 설정으로 제도를 바꿨다. 25년의 무결한 운영 이력에 100% 전세권 설정까지 더해지면서 입주보증금 반환에 대한 걱정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원장실 문을 두드리는 어르신들

700명이 거주하는 큰 공동체에서 크고 작은 갈등과 민원은 불가피하다. 연세가 드시면서 예민해지는 분도 계시고 때로는 다짜고짜 원장실 문을 두드리는 분도 있다. 박 원장은 그런 어르신들을 30분이든 1시간이든 이야기를 들어드린다고 했다.

"제가 경청하면서 이야기를 들어드리면 그 과정에서 대부분 해결이 됩니다. '내가 이야기하니까 최고 책임자인 원장이 경청하며 들어주는구나' 하는 것만으로도 어르신들은 속이 시원해지시거든요. 실버타운 최고 책임자는 임직원을 잘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입주민 어르신들을 존중하면서 그분들 마음을 잘 읽어드리는 진정성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한세 기자와 인터뷰 중인 박성현 원장 / 이한세 객원기자
이한세 기자와 인터뷰 중인 박성현 원장 / 이한세 객원기자

25년을 살아낸 공동체의 힘

입주민들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를 물으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박 원장은 전했다. 첫째는 자연환경이다. 청명산을 옆에 끼고 넓은 부지 위에 조성된 정원, 계절마다 달라지는 꽃길과 산책로는 어떤 실버타운도 쉽게 따라하기 어려운 자산이다. 둘째는 직원들의 숙련도와 친절함이다. 25년의 운영 노하우가 쌓인 만큼 직원들의 수준도 높아졌다. 셋째는 삼성 브랜드에 대한 신뢰다.

실제로 2025년 새로 오픈한 다른 실버타운으로 이주하셨다가 몇 달 만에 다시 돌아오신 분도 계셨다는 박 원장의 이야기는 의미심장하다. 새 시설의 반짝임보다 25년이 쌓아온 공동체의 온기가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그 어르신이 몸으로 증명한 셈이다.

삼성노블카운티 전경 / 삼성노블카운티 제공
삼성노블카운티 전경 / 삼성노블카운티 제공

피클볼 동호회부터 노블라이프까지, 진화는 계속된다

삼성노블카운티는 과거의 영광에 기대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최근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피클볼(테니스와 탁구의 중간 형태로 시니어에게 최적화된 스포츠) 동호회를 결성했다. 예전에 왕성하던 골프 동호회 대신 연령이 높아진 입주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활동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다. 사진 동호회와 남성·여성 합창단도 인원이 늘고 있다.

삼성노블카운티 남성 합창단의 공연 / 삼성노블카운티 제공
삼성노블카운티 남성 합창단의 공연 / 삼성노블카운티 제공

조직도 진화했다. 기존에 삼성생명공익재단 산하에서 운영되던 삼성노블카운티는 2025년 삼성생명이 시니어 사업을 본격적인 성장 사업으로 판단하면서 설립한 전문 자회사 '삼성노블라이프'로 편입됐다. 노블라이프는 삼성노블카운티를 첫 번째 사업장으로 두고 실버타운 확대를 꾀하고 있다.

박 원장은 삼성노블카운티를 한 단어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품격'이라고 답했다.

"삼성노블카운티는 어르신들에게 맞는 품격 있는 삶의 터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영어로는 '웰 에이징'이라고 하는데 품격 있는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경제신문 이한세 객원기자·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외래교수
justin.lee@spireresearch.com